2013. 8. 8.

Very typical Korean lunch


통밀베이글, 그릭요거트와 건프룬, 병아리콩과 달걀 스크램블, 양파와 파프리카

  나는 사실 김치를 찾아서 먹는 편은 아니다. 있으면 있는대로, 없으면 없는대로. 아마도 우리집이 김장을 하지 않는 집이었다는 것도 한 몫할 것이다. 오죽하면 김장날 먹는 겉절이 김치와 수육은 아직도 나에게 한가지 로망으로 남아있을 정도. 그렇다고 김치를 사다 먹었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, 대개는 친가와 외가, 그리고 어머니의 친구분들이 나눠주시는 걸 먹곤 했다. 워낙에 입이 짧은 집이기도 하거니와 김치없이 밥 못먹는 식성들도 아니여서 그냥 그렇게 컸던것 같다. 중학교, 고등학교때의 급식에서 나오는 김치는 (다른 반찬들도 물론이었지만) 소름끼치게 맛이 없었고, 김치를 잘 먹지 않으니 미국에서 살 적에도 김치는 먼 세상 이야기. 물론 지금생각해보면 그때 신대륙의 달콤하고 기름진 음식들 -내가 환장하게 좋아했던 판다 익스프레스라던가, 치즈케잌팩토리라던가-  대신 그냥 김치에 밥만하여 얌전히 먹었으면 한국으로 돌아와서 살빼는 수고를 좀 덜었겠긴 하겠다.

좌우지간 그러던 어느날, 어머니가 왠일로 김치를 담그셨다. 밥솥에 밥이 없기에 냉동실에 얼려두었던 베이글 반쪽에 간단히 병아리콩을 넣어 샐러드나 해먹자 하고 냉장고를 열었더니 눈에보이는 다소곳한 김치통. 아무래도 이 더운 여름날에 유학준비한답시고 집에서 밍기적거리며 자꾸만 밥해달라 보채는 아귀를 입막음하시려 만들어둔것 같았다. 김치는 훌륭한 저장식품이고, 아귀는 입이 짧으니 당분간은 덜 귀찮겠거니 하시는 어머니의 표정이 떠올랐다. 그 미끼를 덥썩 문 아귀는 그래서 김치통에서 김치를 꺼내어 샐러드와 함께 먹었다는 훈훈한 결론.

그러고보면 김치의 영문표현중에 Korean Cabbage Salad도 있지 않았던가. 어찌보면 큰 카테고리를 벗어나진 않은 것 같다.